[IPO 기업분석] 폐배터리 재활용기업 성일하이텍, 시가총액 5800억원 인정받을까

입력 2022-07-11 09:42   수정 2022-07-12 09:17

이 기사는 07월 11일 09:4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도로 위 자동차들이 모두 전기차로 바뀐다면 그다음엔 어떤 산업이 성장하게 될까? 다 쓴 2차전지를 수거해 재활용하는 회사들이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2차전지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다. 해외에서는 벨기에 유미코아, 중국 화유코발트, 거린메이(GEM), CATL의 자회사 브룬프리사이클링 등이 이미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국내는 시작 단계다. 포스코, GS건설, 에코프로 등 대기업들이 최근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폐배터리 재활용 분야의 선두 주자인 성일하이텍이 8월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2차전지 재활용 전 공정을 처리할 수 있는 회사다. 상장 시 5000억원 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증권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유일 전 공정 처리 가능
2000년 설립된 성일하이텍은 전기차, 휴대폰, 노트북, 에너지저장장치(ESS), 전동공구 등에 포함된 2차전지로부터 유가 금속을 추출하는 기업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2차전지 재활용 전 공정을 다룰 수 있다. 2차전지를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원료(스크랩)에서 파쇄, 분쇄를 거쳐 배터리 분말(블랙 파우더) 상태로 1차 가공하는 전처리 공정과 배터리 분말로부터 코발트, 니켈, 망간, 리튬 등 용매 추출 공정을 거쳐 최종 황산화 제품으로 2차 가공하는 습식 제련 공정을 거쳐야 한다.

이 회사는 2차전지를 수집해 전 처리하는 과정은 리사이클링 파크에서, 2차전지 소재 생산은 하이드로센터에서 담당한다. 모든 형태의 원료를 재활용할 뿐만이 아니라 배터리 셀에 포함된 주요 5대 금속인 코발트, 니켈, 망간, 리튬, 구리 등을 모두 회수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제품별 매출 비중은 코발트(49%)와 니켈(39%)이 약 90%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리튬(6%) 구리(4%), 망간(1%) 순으로 나타났다.

생산 능력도 국내 최대 규모다. 성일하이텍은 탄력적인 원료 수급 대응이 가능하도록 글로벌 거점을 구축했다. 현재 8개의 리사이클링 파크를 건설해 원료를 수급하고 있다. 헝가리의 제2 리사이클링 파크는 유럽 최대 규모의 배터리팩 해체 및 전처리 공장이다. 연간 5만 톤의 스크랩을 처리할 수 있으며 약 2만 대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

전 세계 주요 완성차 그룹과 배터리 제조사, 소재 회사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성일하이텍은 2030년까지 30개의 리사이클링 파크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11GWh였던 생산 용량을 77GWh까지 7배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폐배터리 재활용 핵심 기술 확보
리튬 2차전지를 재활용하려면 여러 가지 기술이 필요하다. 먼저 화재와 폭발 위험이 있는 2차전지를 안전하게 방전시켜야 하고 배터리 팩으로부터 리튬 2차전지 셀을 분리해야 한다. 폐전지에서 유가금속이 함유된 양극재를 농축하는 물리적 전처리 기술과 유가금속을 분리 농축, 정제하는 습식 제련 기술도 필수적이다. 회사 관계자는 "습식 제련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5~6개 업체만 할 수 있고 국내에서는 성일하이텍만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금속을 회수한 후 폐액을 이용해 리튬 소재인 인산 리튬과 탄산리튬을 생산하는 기술도 확보했다. 인산 리튬은 2018년부터 상용화해 판매하기 시작했고 3개년 누적 약 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탄산리튬은 연간 2500톤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완공했다.

2차전지 시장이 커지면서 회사의 실적도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472억원으로 2020년(659억 원) 대비 123%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1분기에도 연결 기준 매출 515억 원, 영업이익 100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62%, 153% 증가했다.
시가총액 5800억원 도전
성일하이텍은 이번 상장으로 267만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격은 4만700~4만7500원으로 1086억~1268억원을 조달한다. 상장 직후 시가총액은 4994억~5828억원이다. 주관사 측은 기업가치(EV)를 영업활동을 통해 얻은 이익(EBITDA)으로 나눈 'EV/EBITDA' 배수를 활용해 성일하이텍의 기업가치를 8579억원으로 평가했다. EV/EBITDA는 설비 투자가 지속해서 이뤄지고 감가상각비의 비중이 큰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때 주로 사용된다.

비교기업은 엘앤에프, 코스모신소재, 포스코케미칼, 후성, 천보 등 5개 사가 선정됐다. 주관사는 이들의 EV/EBITDA 배수가 15배 미만이거나 50배를 초과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나머지 기업들의 평균 EV/EBITDA 31.6배를 적용해 기업가치를 도출했다. 성일하이텍의 2023년 추정 EBITDA 370억원에 연 할인율 23%를 반영하고 EV/EBITDA 31.6배를 곱한 결과 기업가치는 8579억원, 주당 평가가액은 6만5809원으로 나타났으며 여기에 27.82~38.15%를 할인해 공모가를 계산했다.

이 회사는 7월 11~12일 수요예측을 실시해 공모가를 확정한 후 18~19일 일반 공모청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청약은 KB증권, 대신증권. 삼성증권에서 참여할 수 있다. 상장 후 유통 가능한 물량은 전체 상장예정주식수의 34.56%다. 일반청약자에게는 상장 후 3개월 동안 환매 청구권이 부여된다.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격 아래로 하락할 경우 공모가의 90%에 주식을 되사주는 권리다.

성일하이텍은 상장으로 조달한 공모자금을 하이드로센터 3공장 신축에 투자한다. 2030년까지 총 5개의 하이드로센터를 구축해 전기차 100만 대 규모의 2차전지 소재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제품군도 확대한다. 내년 니켈 코발트(NC) 솔루션, 2024년 수산화리튬, 2026년 고순도 구리 메탈 등의 신제품을 출시한다.

회수 영역을 기존 양극재에서 음극재와 전해질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성일하이텍은 차세대 2차전지 리사이클링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연구·개발)에도 투자하고 있다. 하이-니켈 양극재 외에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내 리튬의 회수와 전고체 전지의 리사이클링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강명 대표이사는 “고성장 중인 전기차 시장에 발맞춰 글로벌 친환경 기술 리더십 강화, 배터리 리사이클링 기술 고도화, 배터리 리사이클링 소재 생산 규모 대폭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코스닥 시장 상장을 기반으로 글로벌 2차전지 리사이클링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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